고등학교에 언니가 입학할때 쯤 이었던 것 같다. 그때까지도 아빠는
여전히 술을 끊지 못했었고 엄마도 여전히 집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동생의 맹장염 사건으로 인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엄마하고는
연락을 가끔하곤 했던 것 같다.
언니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대학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공부를 할수 없는 환경으로 담임 선생님과 면담한 엄마가 외할머니집으로
언니를 보냈다. 그래서 언니는 외할머니댁에서 살게 되었고 동생과 나는
아빠랑 살게 되었다.
언니가 없는 그 빈자리는 나에게 엄마가 없는 빈자리 만큼 보고팠고
어쩔수없이 공부때문에 우리랑 떨어진 언니지만 외할머니댁에서
앞으로 사는 언니가 부러웠기도 하면서 미웠다.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은
2살터울인 동생은 어떻게 될까봐 마음 졸이며 병원으로 내달렸던 나는
그 이후로 안쓰럽고 더 챙겨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술을 입에 달고 사는 아빠와 함께 유년시절을보냈다.
언니는 외할머니댁으로 간 후부터는 잘 보질 못 했고
여전히 술 끊지 못하는 아빠와 성인이 될때까지 집을 나간 엄마와
가끔 연락을 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힘들었고 어려웠던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다른데로 삐뚤어지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성장해 가며 우리는 성인이 되어갔다......
나는 성인이 된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들었던 그 유년 시절의
상처의 기억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를 하며 살고 있는지,
나는 아직도 기억 저 건너편의 아픈 기억들로 많이 아파한다. 미움과 원망
그리움과 외로움, 용서와 화해라는 감정의 파도를 타며 아니,
" 괜찮아 , 괜찮아,,, " 나 자신을 위로하며 살려고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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