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끄적끄적

"Story 2 - 너와 나"

짱가맘 2025. 1. 2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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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가 시끄럽게 귓속에 대고 울리고, 또 울리고, 잠을

깨고 싶지 않아 눈을 뜨지 않은체 멈춰 주기를 바라면서

고집스럽게 눈을 감고 있었다.

눈은 뜨지 않았지만 머리 맡에 두고 잔 핸드폰 알람소리

였다. 점점 정신은 맑아지고 있었다.

어제에 도착했을 때즘 비가 내렸었는데 아직도 오고 있었다.

비로인해 우중충 날씨로 방안은  캄캄했고 핸드폰 알람소리만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간만에 휴가를 내었기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이지도 않아도 되어서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화장대에 있는 거울을 집어들고 얼굴을 보았다.

눈은 퉁퉁부어 있었고 얼굴은 하얗게 떠 있고 머리는 얼굴을 뒤덮혀

웬지 귀신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 했다.

"징~징~징~"  전화를 집어들고

" 언니 일어났어? 나와. 밥 먹자"

"어...알았어..."  언니, 동생하며 지내는 경희였다.

경희의 당찬 질문에 집에 있겠다라는 말도 못하고 떫떠름하게

대답해 버렸다. 다시 전화 걸어서 못나간다고 할까를 한참 고민하다

씻지도 않고 머리에 모자를 꾹 눌러 쓴체 약속한 장소로 나갔다.

비는 보슬 보슬 내리고 있었고 우산도 들지 않은체 물에 젖어있는

스펀지처럼 무거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저벅저벅 걸어갔다.

국밥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경희는 먼저와 자리를 잡고

들어오는 나를 향하여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흔들었다.

" 언니, 눈이 퉁퉁 부었네. 밤새 울었어?"

"..........." 

"어제 만났어?"

"..........."

" 어제 언니가 전화했을때 그런것 같았어.

 항상 만나고 오면 너무 힘들어 했으니깐...."

"오늘 다른 스케줄 없니?

"없어. 신경쓰지마."

김이 모락모락 따뜻한 국물위에 수란이 떠있는 콩나물해장국이 나왔다.

경희와 나는 눈만 마주쳐도 알수 있는, 비빌이 없는 친동생같은 

동생이었다. 직장에서 만나 연을 맺은지가 20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근무를 2년정도 했을 때 내가 있는 곳으로

발령을 받아 왔는데 이상하게 처음 본 사람같지 않게 우리 둘이는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게 되었고  언니가 없는 경희는 언니가 생겨

너무 좋다며 친언니처럼 잘 따랐고 그런 모습이 싫지 않아 지금까지

언니 동생하며 비빌없이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이런 날씨에 콩나물해장국이 짱이야!  몸도 녹이고 ,,와 시원한데"

하며 경희는 말없이 콩나물국밥만 열심히 먹고 있는

나를 위로해주듯이 씽긋 웃어보인다.

나보다 2살 아래인 경희는 동생이지만 나보다 어른 같아 보일때가

많았다. 지금도 그랬다. 

궁금해도 내가 말할때까지는 물어 보지않았다. 나는 그런 경희가 

편했고 동생이지만 언니같아 좋았다.

"응.... 너무 따뜻하다. 몸이 녹는것 같애"

" 날씨가 왜 이러거야? 알다가도 모를 날씨. 힝!"

" 이 콩나물해장국은 꼭 너 같애...그래서 좋아..."

스펀치같이 축 쳐져 있던 몸과 마음은 콩나물해장국을 먹어서인지

아니면 경희를 만나서인지 가볍게 말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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