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는 이번 주말에 보자라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듯 눈도장을 찍고
먼저 자리를 떴다. 자기는 차를 가지고 왔으니 우산은 언니가 쓰고 가라고
의자옆에 둔체 카페를 나갔다.
나가는 경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우산을 돌려 받을 핑계로 이번주말에
꼭 엄마 아빠 뵈러 오라는 묵언의 암시였다.
엄마 아빠 뵈러 가야겠지......딸 처럼 대해 주셨는데.....
일이 늦게 끝나 집에 가질 못하고 그날도 경희네에서 밤 늦게 들어가
엄마가 차려주신 밥을 먹고 있을 때 였다.
"여기 병원인데요, 핸드폰에 딸 선아라고 되어 있어... 여기아주머니
딸이신가요?"
".......네..........병...원이요...? " 말도 못하고 더듬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밥 먹던 숟가락은 내팽개치고 엄마는
주무시고 계신던 아빠를 깨워 정신없이 병원으로 갔다.
"횡단보도 건너는 도중 갑자기 길에 쓰러지셨대요. 그래서 옆에 계시던
분들이 119에 전화하셔서 응급실에 실려오셨어요."
"뇌졸증이에요. 지금 현재 의식은 없으셔요"
"엄마 눈좀 떠봐.... 눈좀 떠봐.... 눈좀떠봐"
나는 간호사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의식없는 엄마의 얼굴을
붙들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보호자분 되세요? 마음의 준비하고 계셔야 될것 같습니다.출혈이 심해서.."
내가 쓰러질까봐 경희는 나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고, 경희 엄마 아빠는
눈물을 머금체 애처로이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엄마는 의사말처럼 응급실에 실려온지 며칠 살지 못하고 의식도 돌아오지
못한체 그렇게 나를 떠났다. 말한디, 얼굴도 마주하지 못한체 그렇게
엄마는 나를 떠났다.
장례를 치르고 조용하고 텅비어 있는 집에 들어오니 3일장 내내 눈물이
나지 않던 눈물이 댐의 문이 열리며 물을 방출해 내듯이 쏟아졌다.
왜 3일장 치르는동안 나지 않던 눈물이 집에오니 주체없이 흐르는건지
알지 못했다.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못해서, 엄마가는 길이 너무 외롭고
쓸쓸해서, 아니면 엄마가 살아온 인생이 불쌍해서, 그렇게 보고싶고
보고싶던 딸을 못봐서....
나는 엄마와 함께 산책을 갔다가 가을 낙엽이 떨어지는
나무아래에서 서로 팔짱을 끼며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찍어던 사진액자를
집어들고,
꺼억꺼억....꺼억꺼억..... 엄마가는길에 오질않아.... 엄마가 불쌍하지않아....
환하게 웃는 엄마를 보며...... 미안해 .......미안해....
나는 목구멍에서 토사를 내뱉듯이 서럽게 울고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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