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끄적끄적

Memory 4 - 장거리 달리기

짱가맘 2024. 12. 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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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2틀에 한번 꼴로 몸이 가누지 못할정도로 술취해 있는일이 많았고

장사가 안될때는 거의 술에 취해 있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끝내 아빠의 포장마차는 손님들도 오지 않아 장사도 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술을 먹는 일이 많아져서 아빠의 가게는 문을 닫게 되었다.

나는 무섭고 깜깜했던 신림동 새벽거리를 나가지 않아도 되었고, 내게

삶의 숙제로 다가웠던 술 취한 아빠를 내 조그만 어깨에 메고 낑낑 거리며

가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일까..내어깨는 너무 가벼워 졌고 술취한 아빠로 

사람들의 조롱거리 대상이 되지 않아서, 어린나에게는 학교에 가져가야할

숙제를 다 끝낸 것 처럼 속이 너무나도 후련했다.

그 이후 아빠는 정확히 직장을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가게를 접고 나서

아빠가 뭘 했는지 내 기억속에는 없고 끊지 못 하는 술 때문에 집나간 엄마는

들어오지 않았고 ,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없어서 쌀이 떨어질때면

아빠 심부름으로 동네 슈퍼마켓에 가 쌀 3천원치 사서 끼니를 떼우곤

했던것 같다. 아마 초등학생 4~5년인때였던 방학때 였던것 같다.

2살터울인 동생이 일주일전부터 배가 살살 아프다고 해서 배탈이

난줄 알고 약을 사서 아플때마다 약을 먹었고, 괜찮아지면 안먹다가

또다시 배아프다하면 약을 먹고 손도 따보고 했는데 한 5일째 되는날에는

참지 못할정도로 배를 움켜잡고 방바닥을 뒹굴고 너무나 고통스러워했다.

아빠는 돈을 번다고 나갔고 집나간 엄마는 연락이 되질 않았고 언니는

공부하러 학교에 가서 나와 동생 둘 뿐이었다.

죽을둣이 아파하는 동생을 보고 큰 일이 났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동생을

등에 업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병원은 큰 도로변으로 차도를 건너가야

했기때문에 동생을 업고 가기는 너무나도 먼 거리였다. 그래도 동생이

너무나 어파했기 때문에 나는 온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고,

땀은 뺨을 타고 흘러내리며 밑으로 자꾸 흘러내리는 동생을 한번 씩

추스리며 " 조금만 참아. 병원에 다와가." 아픈 동생을 다독이며

병원을 향해 달려갔었다. 세상의 무관심속에서 나랑은 아무 상관없다는

세상을 뒤로 한채 신림동의 깜깜한 새벽거리를 포장마차 리어커를 끌며,

술취해 몸 가누지 못하는 아빠를 어깨에 메고 갈때 느꼈던  삶의 무게와

삶의 숙제가 다시한번  등에 동생을 업고 가는 달리고 있는 나에게

어둠히 짖게 깔리듯이 나에게 엄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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